연극과 오페라, 말과 음 사이에 다리를 놓는 데 뛰어난 기여를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낯선 이국 땅으로의 모험적인 여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질적인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어떠한 행동을 보이며 어떠한 자세를 갖게 되는가를 깊게 성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제1막 - 궁성 앞
스페인의 젊은 귀족 벨몬테는 터키의 태수 셀림 파샤의 궁성에서 자신의 약혼녀 콘스탄체를 구출해 내고자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하녀 블론테와 벨몬테의 하인 페드릴로와 함께 해적들에게 납치되어 셀림에게 노예로 팔려온 것입니다. 블론테와 페드 릴로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벨몬테는 애인이 없어진 지 몇달 만에 마침내 페드 릴로의 편지를 받고서 그간의 사정을 알게 되어 이제야 이곳에 나타난 것입니다. 어떻게든 궁성 안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벨몬테의 시도는 처음에 셀림의 부하로 궁성을 관리하고 있는 오스민의 거부로 좌절되었습니다. 벨몬테는 페드릴로와 재회의 기쁨을 나눈 후 그에게서 셀림 파샤가 콘스탄체를 점찍어 그녀의 사랑을 얻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아해 집니다.
그동안 태수의 신임을 얻어 그의 정원 관리인이 된 페드 릴로는 벨몬테를 건축가라고 속여 그에게 소개합니다. 그렇게 하여 벨몬테와 페드릴로는 오스민의 방해를 물리치고 간신히 궁안으로 들어갑니다.
제2막 - 궁성 안
셀림처럼 오스민도 블론테에게 애정을 느껴 그녀를 강제로라도 차치하려고 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습니다. 그는 여자의 순종을 당연한 것으로 아는 전형적인 동양 남자로 유럽 여자의 자존심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콘스탄체가 나타나 블론테에게 심중의 괴로움을 토로하자 그녀는 자신의 주인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합니다.
다시 셀림이 등장하여 결정을 못 내리고 번민하는 콘스탄체에게 사랑을 재촉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자신은 그를 도저히 사랑할 수 없으니 차라리 죽여달라는 것입니다. 화가 치밀어 오른 태수는 죽음이 아니라 온갖 고문으로 고통을 겪게 하겠다고 위협합니다. 그러나 그 말에 오히려 용기를 얻은 그녀는 어떤 고문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한편 페드 릴로는 블론테를 조용히 불러 벨몬테가 이곳에 와 있다는 소식과 함께 탈출 계획을 전합니다. 페드릴로는 술병을 들고 오스만에게 슬며시 접근하여 화려한 말솜씨로 그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 후 술을 권합니다. 그 안에는 수면제가 들어 있습니다. 회교 율법에도 불구하고 워낙 술을 좋아하는 그는 못 이기는 척 조금씩 받아 마시다가 마침내 곯아떨어지고 맙니다.
방해자를 따돌리는 데 성공한 후 네 사람의 유럽인은 극적인 재회의 감격을 나누고 탈출 계획을 구체화합니다. 대화 중 여자들의 정절을 의심하는 남자들의 질문에 들뜬 분위기가 갑자기 차갑게 가라앉습니다. 여자들의 진심을 확인한 벨몬테와 페드 릴로는 용서를 빌고 네 사람은 다시 화합합니다.
제3막 - 궁성 앞
벨몬테와 페드 릴로는 약속한 자정 무렵이 되자 여자들에게 탈출 신호를 보냅니다. 콘스탄체가 벨몬테의 팔에 안겨 성벽에 기대놓은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그와 함께 바닷가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그만 페드릴로는 사다리를 오르다 벙어리 흑인 노예가 잠에서 깨운 오스만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붙잡혀온 네 사람은 결박된 채 죽음을 기다립니다. 태수 앞에서 벨몬테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데, 그는 놀랍게도 태수의 철천지 원수 로스터 도스의 아들임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태수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들 네 사람에게 자유를 선사하고 스페인으로 돌아갈 것을 허락합니다.
악을 악으로 갚은 것은 어리석고 추한 일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득이 만만해하던 오수민은 분통을 터트리며 태수의 결정을 번복하려고 하지만, 셀림은 오스만에게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얻을 수 없는 사랑은 차라리 놓아주는 편이 현명하다고 충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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