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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

밀렵자 Der Wildschütz - 3막으로 구성된 희가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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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르칭의 오페라는 단순히 웃음만을 제공하는 인기 작품으로 공연 목록에 오르곤 하는데 그것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그의 작품들 속에 녹아있는 사회 풍자에 편견 없이 귀를 기울여보면, 고전적 오페라와 음악극 사이에 위치하는 그의 작품들의 고유한 지위를 금방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제1막

학교 선생인 바쿨루스와 마을 처녀인 그레트헨의 약혼식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데 에버바흐 백작의 편지가 날아들어 찬물을 끼얹습니다. 바쿨루스가 백작의 사냥 구역에서 숫노루 한 마리를 밀렵했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시킨다는 내용입니다. 그레트헨이 선처를 부탁해 보겠다고 나서지만 그는 엽색가로 소문난 백작의 성으로 그녀를 보내는 일이 마음에 걸려 망설입니다

 

그때 남학생들로 변장한 프라이만 남작부인과 그녀의 하녀 나네테가 등장합니다. 남작부인은 백작의 여동생으로 얼마 전에 남편을 잃은 젊은 과부인데, 백작이 그녀를 역시 같은 신세인 크론탈 남작과 결혼시키려 한다기에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백작의 성으로 가는 길입니다. 바쿨루스의 딱한 사정을 듣게 된 남작부인은 생각이 바뀝니다. 자신이 그레트헨으로 변장하고 대신 백작에게 사정해 보겠다고 제안합니다.

 

뿔피리 소리와 함께 백작 일행이 사냥터에서 돌아오는데 거기에는 백작의 마구간 감독으로 신분을 감춘 크론탈 남작도 들어 있었습니다. 남작 역시 변장을 통해 신붓감을 살피려는 속셈입니다. 백작과 남작은 시골 처녀로 변장한 남작부인을 보고 동시에 마음이 끌립니다.

 

제2막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에버바흐 백작부인은 대리 만족으로 고대 그리스 문학에 심취해 있습니다. 백작부인에게 자신의 일을 호소하러 온 바쿨루스에게 집사 판크라티우스는 그녀의 그러한 취향을 잘 이용해 보라고 귀띔해 줍니다.

 

백작부인은 자신의 남동생인 줄 모르고 젊은 마구간 감독에게 호감을 갖습니다. 바쿨루스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몇 구절로 그녀의 마음을 끄는 데 성공하지만 곧이어 나타난 백작이 밀렵꾼은 용서할 수 없다며 화를 내자 부인도 바쿨루스도 어찌할 바를 몰라합니다. 바쿨루스는 그레트헨으로 변장한 남작부인을 불러와 약속대로 자기를 돕도록 합니다. 백작과 남작은 그녀를 보자 앞서 마을에서 본 그 처녀임을 알아보고 반색을 합니다.

 

두 사람을 그녀를 놓고 서로 견제하며 신경전을 벌입니다. 흥분한 두 사람은 당구 큐로 서로를 위협하다가 실수로 등불을 꺼뜨립니다. 판크라티우스가 등불을 들고 나타나자 백작은 잠옷 차림의 백작부인을 붙잡고 있고 남작은 바쿨루스를 붙잡고 있습니다. 모두 물러가자 크론탈 남작이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히며 바쿨루스에게 그의 약혼녀를 자기에게 양보하면 5천 탈러를 주겠다고 제의합니다. 큰돈에 눈이 먼 바쿨루스는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그의 제의를 받아들입니다.

 

제3막

다음날 아침 생일을 맞은 백작이 들뜬 마음으로 인생의 기쁨을 노래하는데 남작이 나타나 어젯밤의 마을 처녀(남작부인)와 실제로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하자 어이없어합니다. 바쿨루스가 진짜 그레트헨을 데리고 나타나 그녀를 남작에게 넘기려는 사정을 이야기하자 그녀는 싫지 않은 기색입니다.

 

남작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이로써 백작과 백작부인도 남작이 백작부인의 남동생이며 남작부인이 백작의 여동생임을 알게 됩니다. 남작과 남작부인이 백작의 계획대로 맺어지고 바쿨루스와 그레트헨도 본래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조사 결과 바쿨루스가 쏘아 맞춘 짐승도 백작의 숫노루가 아니라 자신의 당나귀임이 밝혀져 복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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