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와 예술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 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부파

반응형

이 오페라는 대규모의 장치들이 동원되는 연극의 고양된 형태이며, '정치극'은 늘 사회적 갈등과 개인적 갈등의 연관 관계를 주제로 한다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제1막

알마비바 백작의 성 안의 방입니다. 방의 장식 준비가 절반 가량 되어 있고, 중앙에는 큰 소파가 있습니다.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이 된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시녀 수잔나의 결혼식 날 아침입니다. 두 사람이 백작의 방과 백작부인의 방 사이에 위치한 그들의 신방을 단장하며 침대 위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수잔나는 이 방을 백작이 자기들에게 빌려준 것을 빌미로 자기에게 접근하려 한다며 피가로에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줍니다. 그녀는 피가로에게 백작이 그녀를 통해 은밀히 '초야권'을 다시 부활시키려 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이 말에 피가로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곧이어 흥분한 피가로는 백작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겠다는 결의를 다집니다.

 

나이 지긋한 부인 마르첼리나가 의사 바르톨로를 대동하고 나타나 두 사람의 결혼에 또다른 위협 요소로 작용할 차용증서를 내보입니다. 결혼을 방해할 심산인 것입니다.

 

그 증서는 피가로가 전에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며 써준 것으로, 거기에는 만일 그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그녀와 결혼할 것을 약속하는 단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실은 마르첼리나가 젊었을 때 바르톨로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을 했는데, 그 당시 바르톨로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두었을 정도로 깊은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백작 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자기보다 훨씬 젊은 피가로에게 마음이 쏠린 나머지, 일부러 피가로에게 돈을 빌려주고서 만약 갚지 못하면 대신 결혼으로 그것을 갚아야 한다는 증서를 받아놓았던 것입니다.

 

또한 바르톨로는 예전에 피가로의 술책으로 자신이 결혼하려던 로지나(지금의 백작부인)를 백작에게 빼앗겼던 일로 앙심을 품고 있었는데 마침 그에게 복수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 것입니다. 바르톨로와 피가로가 말다툼을 벌이고 수잔나와 마르첼리나가 서로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을 때 백작의 시동 케루비노가 나타나자 마르첼리나가 화를 내며 물러갑니다.

 

케루비노는 정원사의 딸 바르바리나와 밀회를 즐기다가 백작에게 들키는 바람에 성에서 쫓겨나게 됐다며 수잔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케루비노는 그곳에 있던 백작부인의 리본을 보고서 수잔나와 서로 갖겠다고 다툰 끝에 그것을 차지하고 맙니다.

 

백작부인에게 잘 말씀드려 선처를 빌어달라는 부탁을 하러 온 것인데, 사실 그는 바르바리나뿐만 아니라 수잔나와 백작부인을 포함한 모든 여자들에게 마음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백작이 불시에 들이닥치자 케루비노는 재빨리 커다란 안락의자 뒤로 몸을 숨깁니다. 백작은 수잔나를 유혹하며 밤에 정원에서 밀회를 갖고자 합니다. 

 

다시 노크 소리와 함께 이번에는 음악교사인 바실리오가 들어오고 백작 또한 케루비노가 숨어 있는 의자 뒤로 숨습니다. 동시에 케루비노는 의자 위로 뛰어오르는 데 성공하고 수잔나가 그 위를 천으로 가려줍니다. 수잔나를 백작과 맺어주고자 하는 바실리오가 아무도 없는 줄 알고 그녀와 케루비노의 관계를 의심하는 말로 그녀를 추궁하는 한편 케루비노가 백작부인과도 수상한 사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순간 백작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며 홧김에 의자 위의 천을 걷어차버립니다. 그러자 거기 바로 케루비노가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바로 그때 피가로가 마을 주민들을 이끌고 등장하여 백작이 초야권을 포기한 일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그가 먼저 선수를 쳐서 백작의 응큼한 의도를 꺾어놓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다소 누그러진 백작은 케루비노에게 추방령을 내리는 대신 그를 장교로 임명하여 군대에 입대할 것을 명령합니다. 피가로는 군대 생활이 고달프다며 그를 놀려댑니다.

 

제2막

알마비바 백작부인의 방입니다. 백작부인이 남편의 식어버린 사랑을 한탄하고 있을 때 수잔나가 자신에 대한 백작의 음흉한 속셈을 고해바칩니다. 피가로는 백작의 질투심을 자극하여 부인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한 묘안을 내놓습니다. 세 사람은 힘을 합쳐 백작을 혼내주기로 결심합니다.

 

백작부인이 어떤 남자와 밀회를 약속하는 내용의 쪽지를 백작의 손에 들어가게 하는 동시에 백작부인의 밀회 장소와 같은 곳에서 백작과 수잔나를 만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때 마침 케루비노가 들어와 그의 동의를 얻어 그를 대신 수잔나로 변장시키기로 합니다. 그래서 백작이 수잔나 대신 케루비노를 유혹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케루비노에게 여자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 피가로는 백작부인에게 바치는 자작시를 노래합니다. 그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백작의 목소리가 들리자 케루비노는 얼른 곁방으로 달려가 숨고 수잔나는 병풍 뒤로 몸을 감춥니다.

 

백작이 곁방에서 들리는 수상한 소리와 당황해하는 부인의 태도에 의심을 품고 곁방 문을 열려고 하나 문은 안에서 잠겨 있습니다. 백작부인이 그 안에서 수잔나가 옷을 갈아입는 중이라고 설명하지만 질투심이 많은 백작은 강제로라도 문을 열어 누가 안에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겠다며 부인을 끌고 연장을 가지러 나갑니다.

 

그동안 수잔나는 뛰쳐나와 곁방으로 들어가고 케루비노는 창문을 통해 달아납니다. 백작이 돌아와 잠긴 문을 열자 수잔나가 걸어 나옵니다. 이에 안심한 백작부인이 왜 나를 신용하지 않느냐고 대들자 백작은 부인에게 용서를 빌게 됩니다. 곧이어 정원사 안토니오가 누군가가 창문에서 뛰어내려 화단을 망쳐놓았다고 불평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 피가로는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하여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어 들어옵니다. 그리고는 조금 전 수잔나와 저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주인님의 화난 목소리에 놀라 그만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둘러댑니다. 그는 이런 일들은 빨리 잊고 어서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조릅니다. 정원사가 이번에는 화단에서 주은 케루비노의 사령장을 백작에게 내밀자 피가로는 케루비노가 대신 날인을 받아달라고 자기에게 맡긴 것이라고 말하며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때 마르첼리나, 바르톨로, 바실리오가 몰려와 백작 앞에서 피가로에게 마르첼리나와의 결혼 약속을 지키라고 몰아세웁니다. 백작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피가로의 결혼을 연기하고 이 사건을 돈 쿠르치오 판사에게 넘기기로 결정합니다.

 

제3막

백작의 성 안에 있는 방입니다. 백작이 피가로의 약점을 내세워 수잔나에게 자신의 데이트 요구를 들어줄 것을 강요하자 그녀는 그의 요구에 응하는 척하며 백작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조건을 내걸기로 합니다. 그녀는 그 돈으로 피가로를 마르첼리나와의 계약에서 구해내려는 속셈입니다. 백작은 혼자서 걸으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이상한 일이라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때 멀리서 수잔나와 백작부인이 나타났으나 그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백작부인과 수잔나는 오늘 밤의 계획을 의논합니다. 백작부인은 수잔나에게 백작을 정원으로 유인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정원에는 자기가 가서 백작을 기다리는 술책을 쓰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묘안은 적중하여 백작이 걸려들었습니다. 수잔나가 백작에게 오늘밤 화원에서 기다릴 테니 꼭 나오라고 하자 백작이 기꺼이 가겠다고 대답합니다.

 

수잔나는 백작을 잘 구워삶았다고 피가로에게 말하는데, 이것을 백작이 들어버립니다. 백작은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며 마르첼리나를 시켜 피가로를 혼내주겠다고 다짐합니다.

 

곧이어 재판이 시작되는데 진행 과정에서 이야기를 반전시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집니다. 피가로는 양친의 허가 없이는 결혼할 수 없다며 자신의 팔에 새긴 표적을 보여주는데, 그가 바로 마르첼리나와 바르톨로의 잃어버린 사생아임이 밝혀집니다. 이 사실에 기뻐하면서 바르톨로는 피가로를 포옹합니다. 이로써 피가로와 수잔나는 마침내 결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백작부인이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고 있을 때 수잔나가 들어와 그녀를 위로하며 앞서 무산된 피가로의 계략을 새롭게 추진해 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두 여자가 옷을 바꿔 입고 한밤중의 밀회에 나가자는 것입니다.

 

백작부인은 수잔나에게 백작에게 보낼 편지를 받아쓰게 합니다. 거기에는 밀회 장소와 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그 장소로 수잔나로 변장한 백작부인이 나가게 될 것입니다. 

 

편지는 수잔나의 핀으로 봉해지는데 백작은 응낙의 표시로 회답 대신에 그 핀을 되돌려 보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백작부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꽃을 바치는 마을 처녀들 사이에서 정원사의 귀띔을 받은 백작은 여자로 변장한 케루비노를 발견하고 끌어냅니다. 그는 피가로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렇게 변장한 것입니다.

 

안토니오의 딸 바르바리나가 백작 앞에 나서서 케루비노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매달리는데 결혼식 행렬이 들어옵니다. 이때 피가로가 나타납니다. 백작은 어떻게 해서라도 바르바리나의 탄원을 무시해 버리려고 하지만 피가로에게 핀잔을 듣고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승낙해 버립니다. 

 

이제 피가로와 수잔나의 결혼식이 거행됩니다. 그와 동시에 바르톨로와 마르첼리나의 결혼식도 함께 거행됩니다. 백작이 수잔나에게 신부의 화관을 씌워주는 순간 수잔나는 백작에게 슬쩍 편지를 찔러줍니다. 백작은 그것을 받다가 그만 핀에 손을 찔립니다. 그래서 급한 김에 핀을 버립니다. 그러나 태연하게 연회를 벌이라고 합니다.

 

제4막

백작 성의 공원입니다. 바르바리나가 백작이 수잔나에게 갖다 주라고 한 핀을 공원에서 잃어버려 찾고 있는데 피가로가 무엇을 찾고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합니다.

 

피가로는 수잔나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함께 있던 마르첼리나가 자기의 핀을 슬쩍 뽑아 바르바리나에게 건네줍니다. 바르바리나는 이에 크게 기뻐하면서 수잔나를 만나 케루비노한테 간다면서 뛰어나갑니다. 마르첼리나가 수잔나를 변호하며 피가로를 달래 보지만 환멸감에 사로잡힌 그는 여자들의 교활함과 남자들의 멍청함을 성토합니다.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공원으로 들어서자 그는 몸을 숨기지만 이미 그를 발견한 수잔나가 자신을 의심하는 그를 골려주기 위해 애인을 향한 사랑의 갈증을 노래합니다. 피가로는 질투심으로 이글거리는 마음을 달래며 좀 더 지켜보기로 합니다.

 

수잔나와 백작부인이 몰래 숲속으로 들어가 서로 옷을 바꿔 입습니다. 바르바리나와 밀회를 갖기 위해 나타난 케루비노가 수잔나의 옷을 입은 백작부인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접근하여 키스를 하려는 순간 역시 백작부인을 수잔나로 알고 다가오다가 이 장면을 목격한 백작이 둘 사이에 끼어드는 바람에 케루비노의 키스를 받게 됩니다. 격분한 백작이 케루비노의 따귀를 때리려는데 그는 벌써 달아나버렸습니다.

 

이제 백작은 수잔나(즉 백작부인)에게 사랑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지켜보던 피가로가 백작부인(즉 수잔나)에게 다가가 자기가 본 것을 일러바칩니다. 목소리로 그녀가 백작부인이 아니라 수잔나라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피가로는 그녀의 속임수를 되갚아주기 위해 시치미를 떼고 그녀에게 열렬히 사랑을 속삭입니다.

 

더 이상 질투심을 못 참고 수잔나가 그의 따귀를 때리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만 둘은 곧 화해하고 백작을 골탕 먹이기 위한 연극을 계속하기로 합니다. 마침내 백작은 피가로가 백작부인(즉 수잔나)과 포옹하고 있는 장면을 발견합니다. 두 사람을 붙잡아 놓고 백작은 모든 사람을 불러 모아 자기 부인의 불륜을 폭로하고자 합니다. 가짜 백작부인이 백작에게 용서를 비는 척하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때 진짜 백작부인이 나타나 정체를 드러내자 백작은 모두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이제 모든 것을 깨달은 백작이 부인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빕니다. 모두가 용서와 화해 속에 축제를 향해 달려갑니다.

 

반응형